요즘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느라 CD는 잘 안 듣게 되는데요, 그래도 대학 때부터 한 두 장씩 사모은 클래식 CD가 제법됩니다.
최근에 멜론에서 반복적으로 듣는 건 조성진 님이 쇼팽 콩쿠르에서 연주한 폴로네이즈 영웅 라이브에요. 그분만의 서정적인 곡 해석과 리듬감으로, 다른 연주자의 연주는 못 듣겠더라구요.^^;
제가 한창 CD를 사모으던 90년대 후반에는 이분이 활동하기 전이라 안타깝게도 조성진 님의 CD는 구입하지 못했네요.
젊었을 때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CD를 연주자별로 다 모으려고 한 적도 있었죠. 제가 좋아하는 버전은 아르헤리치와 백건우 버전이에요.

이십 년 전 결혼할 때 장만한 혼수 중에 가장 비쌌던 것이 야마하 피아노크래프트 미니 컴포넌트 오디오였는데요, 그 때 가격으로 백이십 만원이었어요. 생전 처음 용산 전자랜드에 가서 오디오를 구입했더랬어요.
결혼 당시에 장농도 50만원짜리를 샀는데, 미니 컴포넌트를 그 가격에 샀다는 건 저로서는 엄청난 투자였어요. (그 때도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를 중시하는 인간이었나 봐요.)
어느 날 야마하 피아노크래프트 CD 플레이어를 사용하려고 보니, Ejection 기능이 고장이더군요. 마침 용산 전자랜드에 있는 야마하 서비스센터에 가지고 갔더니, 모터 기능이 약해졌는데 부품이 단종되어 수리가 어렵다고 하네요.
결혼할 당시에 큰 마음 먹고 샀던 오디오라 애정이 많은데 이대로 떠나보내기에 섭섭함이 남아서 사진을 찍고, 블로그에도 남겨봅니다.
혼수로 장만했던 TV와 냉장고, 세탁기 같은 가전은 결혼 10년차 즈음에 이미 신제품으로 바꾸었는데요, 미니 오디오를 마지막으로 1세대 버전의 혼수는 모두 작별을 고하게 되었어요.
이로써 신혼의 유효기한이 공식적으로 모두 끝이 났어요.
신혼이 끝나기까지 이십 년이 걸렸는데요, 저보다 일찍 혼수를 개비하신 분들은 신혼이 조금 더 짧았겠네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 (0) | 2023.12.13 |
---|---|
위스키 하이볼 (1) | 2023.12.07 |
에클레어 이야기 (0) | 2023.12.07 |
초컬릿 이야기 (0) | 2023.12.07 |
나 혼자만 불매운동 (0) | 2023.12.06 |